올봄에 데이지 씨앗을 심어서 꽃까지 피워 봤어요. 아이 학원에서 선생님이 주신 미션이 "꽃을 피울 때까지 키우기"였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꽃을 피우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보면 데이지 꽃을 피우면서 식물을 조금씩 집에 데리고 오게 된 것도 있어요.
3월 26일에 싹이 올라왔고 6월 23일에 첫 꽃을 봤으니,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 약 89일이 걸렸어요. 그 사이에 종이 화분에 곰팡이가 생겨서 옮겨 심기도 했고, 싹이 너무 많이 나서 세 포기만 남기고 정리하기도 했어요. 사실 '데이지'라는 것만 알고 심었는데, 피어난 꽃을 보니 잉글리시 데이지(벨리스)로 보여요. 정확한 품종은 확인하지 못했어요.
3월, 종이 화분에서 싹이 텄어요

처음에는 종이로 된 화분에 씨앗을 심어서 집 안 창가에 두었어요. 그리고 3월 26일, 흙 사이로 연두색 떡잎이 하나둘 올라왔어요. 찾아보니 데이지 씨앗은 빛이 있어야 싹이 트는 편이라 흙을 두껍게 덮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캐나다 씨앗 회사 West Coast Seeds는 21°C쯤에서 10~25일이면 싹이 튼다고 하고요.
곰팡이가 생겨서 옮겨 심고, 세 포기만 남겼어요
문제는 싹이 튼 다음이었어요. 종이 화분에 곰팡이가 생기더라고요. 물이 많았던 건지, 공기가 잘 안 통했던 건지 정확한 원인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찾아보니 종이 화분은 벽면까지 물을 머금어서 흙과 화분이 같이 오래 젖어 있기 쉽대요.
그래서 다이소에서 파는 작은 플라스틱 화분으로 옮겨 심었어요. 흙도 다이소에서 파는, 펄라이트가 섞여 있는 흙을 썼어요. 싹이 너무 많이 나 있어서 이참에 세 포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했어요. 작은 화분에 여러 포기가 붙어 자라면 빛과 양분을 나눠 가져야 해서 이렇게 솎아 주는 게 일반적이래요. 자리도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 건조기 위로 옮겼고, 꽃이 필 때까지 그 자리에서 키웠어요.
매일 봉오리를 기다린 두 달

베란다로 옮기고 나서 잎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잎은 숟가락처럼 끝이 둥글고, 가까이 보면 잔털이 촘촘했어요. 두 달 정도 고생해서 키우면서, 언제쯤 봉오리가 올라오나 매일매일 데이지를 관찰하는 게 하루의 소소한 취미였어요.


그러다 포기 한가운데에 작은 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털이 난 꽃대가 잎 사이로 올라오고, 그 끝에 초록색 봉오리가 동그랗게 맺혀 있었어요. 꽃대가 휘어서 봉오리가 아래를 향할 때도 있었어요.


그리고 6월 23일, 드디어 첫 꽃이 피었어요. 흰 꽃잎 가운데에 노란 꽃술이 동그랗게 모여 있었어요. 꽃이 핀 날은 아이와 정말 기뻐했어요.
| 날짜 | 있었던 일 | 자리 |
|---|---|---|
| 3월 (정확한 날 모름) | 종이 화분에 씨앗 뿌림 | 집 안 창가 |
| 3월 26일 | 떡잎이 올라옴 | 집 안 창가 |
| 싹이 튼 뒤 | 종이 화분에 곰팡이 → 옮겨 심고 세 포기만 남김 | 베란다 건조기 위로 옮김 |
| 6월 23일 | 첫 꽃 확인 (발아 후 약 89일) | 베란다 |
꽃이 핀 뒤, 그리고 여름
꽃이 피고 나서 여름이 오면서 데이지를 계속 키우지는 못했어요. 찾아보니 벨리스는 선선한 곳에서 잘 자라고 한여름 더위에는 기운이 빠진대요. 봄에 심어서 더위가 오기 전에 꽃을 본 게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 씨앗부터 키운다면 싹이 트고 나서는 흙이 마를 틈을 주고, 처음부터 통풍이 되는 자리에 두려고 해요. 심은 날도 꼭 적어 두려고요. 이번에는 싹이 튼 날과 꽃이 핀 날이 사진으로 남아 있어서 89일이라는 숫자를 알 수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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